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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2010.02.24 새가슴 옥보살
  10. 2010.02.18 흑조 4

Why blog?

2010. 3. 18. 09:24 from 일신상의 이유
어제 저녁엔 웬일로 블로그 포스트를 한 백 개는 읽은 거 같다. 오바 촘 보태서.
원래부터 인터넷 상에서 이리저리 부유하는 게 큰 소일거리인 사람이지만
어제의 경우는 그보담 뭔가 할 일이 산처럼 있으면 오히려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좋을지 몰라
오히려 배째라 심정으로 다른 걸 기웃거리는, 전형적인 마감 사흘전 심리상태.
주인장을 아는 블로그들에서 출발하였으나
댓글에 걸려있는 링크도 클릭하고 이웃도 랜덤하게 클릭해보고 하다 보니
나중에 가서는 나는 누구인가, 여기는 어디인가...;
게다가 모르는 사람의 소소한 일상을 읽고 있자니 스토커 같은 느낌도 들고. 쿨럭.

그러다 나는 도대체 왜 블로그를 읽는가로 생각이 미쳤다.
이런 'social sciency'한 접근, 이런 것도 직업병인가? 하여간.
왜 블로깅을 하는가에 대한 연구는 이미 나와 있는 것들이 있다.
정작 양적으로 많이 나와있는 건 아닌 듯 하지만 그게 또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자아계발이니 인맥관리니 과시욕이니 등등
동기요인으로 꼽히는 것들이 막상 들으면 워낙 당연하게 느껴지는지라
자칫 시간 들여 돈 들여 공들여 데이터 수집하고 분석해서 결국 뻔한 소리만 하게 될 소지가 있고
아울러 사람이 다 제각각이듯 동기도 워낙 제각각인 법이니 억지스러운 일반화를 하게 될 위험도 있고.
물론 이것은 동종업계 종사자로서 ... 만고 내 추측. -ㅅ-
이 주제를 놓고 개인적으로 흥미롭게 읽었던 논문을 꼽자면 생각나는 게 둘 있는데  
하나는 Rafaeli 교수가 위키피디아 편집이 무보수임에도 불구하고 자기 시간 써가며 참여하는 사람들과
그들이 인지하는 인센티브에 관해 쓴 것 (블로그는 아니지만 결국 비슷한 맥락), 
또 하나는 얼마전 New Media & Society에 따끈따끈하게 실렸던
미국 정치판에서 나름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정치 블로거'들의 참여 동기에 대한 것.

그냥 딱 내 경우만 놓고 보자면
한마디로 그저 다마고치 키우는 심정.
내 비록 사회성이 부족하긴 하지만 그렇다고
'아무도 안 와봐도 좋다 나는 그저 마이웨이 하련다' 그 정도는 아니고.
그보다는 잔치를 연다고 열었으나 차린 건 별로 없고, 그러니 올 손님 별로 없으리라는 것도 알고, 
원래 혼자 잘 노는 스타일이니까 원맨밴드로 북치고 장구치고. 에헤라디아.
공간 자체에의 애착이랄까.
게다가 뭐든 기록으로 남겨두는 습관도 조금은 상관이 있을테지.
타고 난 자잘한 성격 + 회계감사로 1년 반 일하고 얻은 후유증. 

사실 누가 묻지 않으면 먼저 얘기 보따리 풀고 그런 건 못하는 나같은 사람이
블로깅을 한다는 자체가 아이러니라면 아이러니.
이건 어디 다른 데도 쓴 적이 있는데
늘 누군가가 말을 하고 있는-_- 엠티촌 같은 집안 분위기상,
별로 상관없는 얘기를 꺼냈을 때의 반응이란 더욱 가차 없어서
"그래서?" "어쩌라구?" 정도가 아니라
"어휴 21세기는 정보의 홍수라니까"
내지는 아예 줄여서 "불필요한 정보" (무뚝뚝)
이렇게 말하고 휙 가버리기가 다반사. 이거 은근히 무안하다.ㅎㅎ
그러다 보니 기자들 주르륵 불러다
신변의 일들을 시시콜콜 늘어놓는 연예인들 보면 젤 처음 드는 생각은 그저 '참 남세스럽다'.
당연히 포스트 '발행' 같은 건 꿈도 못 꿀 노릇.

아아, 하려던 얘기는 이게 아니라.
그럼 쓰는 건 그렇다 치고 읽는 건?
역시 이유는 한 가지로 딱 떨어지는 게 아니겠지만 
내 경우 주인장의 수다가 잔잔하고 꾸준하면 기본적으로 좋다고 느끼고 다시 들르게 되더라.
근데 이런 건 '수다의 힘'을 믿는 나같은 사람이나 그렇고
보통 추천 받는 블로그들 보면 어떤 테마를 하나 잡아 놓고 노하우 같은 걸 나누고 그러던데.
나도 와서 보는 사람이 뭐든 얻어가는 게 있도록 해야 하는 건 아닐까 그런 생각을 잠깐.
그럴 밑천은 없지만 일단 생각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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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정의 나라

2010. 3. 15. 03:43 from 일신상의 이유
며칠전 쏘녀가 황당한 '칼럼'이란 제목으로 블로그에 글을 올린 걸 보았다.
발단은 바로 중앙일보에 실린 아래의 사설.


성매매 합법화 주장을 처음 들은 것도 아니고
주장하는 사람들 상당수가
성매매가 법적으로 금지된 나라일수록 성범죄율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통계치를
그 논거로 내세운다는 것도 익히 알고 있었지만
글쓴이가 옛말이라며 주워섬긴 "홍등가가 여염집 규수의 정조를 지킨다"에서 아주 기함을 했다.

개인적으론
문제의 뿌리야말로 
영웅호걸은 여자를 좋아한다느니 하며
색을 밝히는 것에 지나치게 관대한 풍토라고 믿는 바이다.
게다가 술이 요소로 포함되면 더더욱.
"싸나이가 술 마시면 그럴 수도 있지"라든가
"술이 죄지 그 사람이 그럴 사람이 아니야", 뭐 이런.

예전에 회사 다닐 때 해외지사에서 파견근무 온 여자애들이
"한국은 강간율이 높아서 오기 전에 무척 망설였다"는 말을 내 면전에 대고 거리낌없이 해서 참 기가 막혔었는데.

그러고 보니 어제 누가 보여준 기사 하나.
BBC에서 내놓는 월간지인 Focus 2월호를 인용한 이 기사의 내용인즉슨
성경에 나오는 7대 죄악을 놓고 경향의 정도에 따라 나라별 순위를 매겼더니
호주가 전체 1위더라는. 
나의 고국 한국은 정욕(lust) 카테고리에서 당당히 1위를. ㅡ.ㅡ
뭐 채점 방식이 결코 첨단과학이라고 할 순 없지만 (가령 lust는 국민당 포르노 시청 시간을 기준으로 측정;) 
재밌으라고 보여준 거 알면서도 입맛이 썼다는.

사람도 결국 동물이라는 말 들을 때마다 도리도리 거부하며 그래도 뭐 좀 다르다고 우기는 입장으로서
본능 컨트롤 안 되는 게 자랑은 아닐진데 싶으면서 
이런 거 읽고 쓸 때마다 인류가 통째로 싫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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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전히 나 하나 마음의 평화를 위해서 뉴스를 고만 보고 싶지만
TV는 꺼버리면 그만이고 신문은 안 펼쳐들면 그만이라도
인터넷의 경우 사용하고 있는 서비스 대부분이 뉴스 제공을 함께하는지라 
"이래도 클릭 안 할테야?"하고 헤드라인들을 눈앞에 들이밀면 그게 참 어렵다.
실제로 Pew에서 내놓은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설문응답자의 80%가 한 주에도 몇 번씩 이런 식으로
인터넷상에서 다른 걸 하다가 "우연히" 뉴스를 발견해서 읽게 된다고 했단다.
어마어마한 차이는 아니지만 직접 뉴스를 찾아 읽는 경우보다 높은 비율이라는 점에 주목.

요며칠 쏟아져나온 뉴스중 가장 열불났던 건 역시 "조금만 기다려달라" 발언.
재작년 일이라지만 내 경우 알게 된 건 고작 작년이었는데,
사안의 위중함과는 상관없이 그냥 유야무야 묻히나 했건만
그게 시민들이 요미우리를 상대로 소송을 걸면서 다시 불거진 거다.
처음엔 보수단체에서 오바한 건 줄 알고 이게 웬 팀킬?이랬는데
오늘 보니 시민소송단 1,886명 중 "안티MB" 카페 사람들도 있고.
그렇담 이것이 말로만 듣던 지능형 안티?
구렁이 담 넘어가듯 넘어가려고 했던 이들은 짜증 좀 났겠다.

하여간 이 건에 대해 읽었던 중 가장 thorough했던 기사 하나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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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뻑

2010. 3. 10. 22:15 from
본토에서 먹는 '진짜' 일식은 밍밍해서 한국사람 입에 안 맞는다는 말을 많이 들었는데
그건 내가 일본에 가본 적이 없으니 뭐라고 코멘트를 못하겠고
경험해본 범위 안에서 말하자면 나한테는 아주 딱이다.
기본적으로 새콤하고 달달하면 일단 오케이인 데다가
해산물 많이 쓰는 것도 맘에 들고.

근데 서양애들한테는 특별하고 싶을 때 가는 곳이란 인식이 있어서 그런지
런던 시내든 어디든 일식당들은 하나 같이 가격대가 만만치 않다는 거.
물론 한국에서도 고급 횟집은 메뉴판에 가격도 안 써 있고 그렇다지만
그런 건 워낙 딴세상 얘기니까. (먼산)

뜬금없이 이 얘기를 왜 꺼냈는고 하면
방금 부엌에서 일식집 냄새를 재현했걸랑.

기린나무라는 요리 블로거가 있는데
다른 요리 블로거들은 살림100단의 왕고참 주부들이 대부분이라
워낙 기본이다 싶은 건 (가령 진간장이랑 국간장이랑 뭐가 다른 건지 그런.. -_-) 그냥 넘어가는 경우가 많은데
그런 것도 조곤조곤 설명을 해줘서
요리라면 절망에 가까울 정도로 재주도 경험도 눈썰미도 없는 나같은 사람도
그럭저럭 따라하며 흉내를 낼 수 있다.
무엇보다 본인이 자취생이라 그런지
이거 없으면 저거 쓰세요 그런 대체식품을 많이 알려주는 것이 내가 생각하는 그녀의 강점.ㅎㅎ
우연히 발견하고 즐겨찾기 해놓았었는데 사람들 보는 눈은 비슷하다더니 어느 순간 유명해져서 최근에는 책도 냈음.
혼자만 좋아하던 언더가수가 어느 날 확 뜬 걸 보는 것처럼 만감이 교차했다는.

앗, 얘기가 또 샜군.
다시 본줄기로 돌아와서,
여기 수퍼에서는 양송이말고는 좀처럼 볼 수가 없어서
버섯마니아로서 어디서든 양송이 아닌 버섯을 발견하면 일단 사고 보는 버릇이 있는지라
엊그제 Tottenham Court Road 갔다가 팽이버섯을 한 봉지 샀더랬다.
100g이라고는 써있는데 내가 볼 땐 잘해야 70g.
하여간 이걸로 뭘 할까 하면서 검색을 해보니
때마침 따뜻한 일본식 팽이버섯덮밥이란 포스트를 올려놓았길래 시도.
근데 레시피대로 맛술이랑 간장이랑 설탕이랑 굴소스 넣고 끓이기 시작하자마자
온집안에 퍼지는 냄새가 너무 그럴 듯해서 깜짝 놀랐음.
아니, 별 거 없잖아? 막 이래 가면서.
이제는 먹고 싶으면 까짓거 집에서 해먹어야지. 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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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국가

2010. 3. 7. 22:23 from 일신상의 이유
최근에 만난 지인이
다음 선거에선 보수당(the Conservative Party)이 집권해서 영세 지원금 다 없애버렸으면 좋겠다고 했을 때
감정을 잘 숨기지 못하는 나는 표정에 불편함이 고스란히 드러났을 것이다.
물론 그녀가 그 말을 하게 된 배경이 이해가 안 가는 것은 아니다.
월급이 뭉텅뭉텅 떼이는 것을 달달이 보면서 가슴이 쓰릴 taxpayer이고,
현재 근무하고 있는 기관에서 하루에도 몇 명씩
부모집에서 독립할 요량으로 "정부에서 마련해주는 flat을 얻기 위해" 임신을 하는 십대들을 상대하고 있고,
무엇보다 일하지 않는 것은 범죄라고 배우며 자랐다지 않는가.

어쩌다 籍을 정치학과에 두기는 하였으나
전산착오로 반을 잘못 배정받은 학생처럼 겉돌 때가 많고
대화중 '국가 제도'와 관련된 화제가 나오면 일단 피하고 보는 쪽이지만
(별 이유 아니라 그저 무식 뽀록날까봐;;)
복지에 관해서만큼은 일관된 입장이 있다.
필력이 일천하니 내 속을 꼭 집어 표현해준 링크 두 개로 대체.

사회 디자인 - 김규항
미담 - 김규삼 

뭐 아무도 안 들여다 보는 여기다 궁시렁거리는 것이 의미가 있을까마는.



에.. 얘기가 나온 김에 예전에 미니홈피에 썼던 글도 하나 옮겨다 놓아야겠다.
몇 년 전, 지금보다 확실히 덜 시니컬했던 때 쓴 거라 다시 보니 얼굴이 살짝 화끈. *-_-*

2004.08.13 10:48
매달 초면 통장으로 들어오는 주거보조비가 안 와서 

담당 센터에 갔더랬다. (한 푼이 아쉬운데 말야!)

오늘따라 사람이 많았는데 

집 바로 앞이라고 빈손으로 덜렁 간 거라 

읽을거리도, 끄적거릴 종이랑 펜도 없고.

지루해서 이리저리 기웃거리다가 

각종 보조비의 종류를 훑어보기로 했다. 



고백컨대, 

아니 눈치챈 사람은 벌써 눈치챘겠지만

(근데 이 관용구, 지금 보니 상당히 어이없는 표현이었네;)

난 프랑스에 아무런 애틋한 감정이 없는 사람이다.

"울엄마가 세상에서 젤 이뻐!"를 외치는 얼라모냥

딱 그만큼 유아적 수준의 nationalism 소유자인지라

좋은 거 싫은 거 열받는 거 꼴리는 거 ^^;

아무런 여과없이 쏟아내는 이 곳 분위기에 

양반답지 못하다고 혀를 끌끌 차곤 했다. ㅋ



얘기가 길어졌는데

각종 보조금으로 국민들이 점점 게을러지니 어쩌니 

그런 말 많이 들었지만 정말 별별 게 다 있더구만.

집세의 40% 이상이 나오는 주거보조비부터 시작해서

자녀들이 개학하면 개학했다고 돈 주고 

이사하면 이사하라고, 집 개조하면 개조하라고 돈 보태 주고

애를 유아원이나 보모한테 맡겨야 되면 그 비용 나오고

장애우 보조금은 말할 것도 없고

입양하면 입양했다고 돈 주고 

혼자 자식을 키워야 되면 얼마나 힘드냐며 또 돈 주고 

나이가 25세 이상인데 수입이 너무 적다 싶으면

최소한의 품위유지비@.@까지.

위의 모든 것들은 물론 해당되는 사람이면 신.청.만.하.면. 된다. 



더욱 나를 만감이 교차하게 한 것은

이 모든 게 딱히 '프랑스 사람'만을 위한 게 아니라는 사실.

국적을 취득하지 않는 한 
20년을 살아도 매해 체류증을 갱신해야 하는 나라,

그러나 일단 체류를 허락하면 모든 조건을 똑같이 적용하는 나라.

덕분에 나처럼 지구 반대편에서 온 외국인에게

대학 학비도 면해 주고 

돈없어 보인다며 -_ㅜ 병원비도 내지 말란다. 



물론 이런 제도가 굴러가기 위해서 

돈 좀 버는 사람들에겐 심지어 50%까지도 세금으로 거둬 간다.

내가 그렇게 '떼이는' 입장이면 속쓰려서 딴소리 나올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최종적으론 이렇게 가야하는 게 아닐까.

(호오...몰랐는데 그렇다면 나는 

"시장경제 자유민주주의"에 反하는 사람인가. -_-a) 



여튼,

난 프랑스인 개인한테 반해 본 적은 없는데

그들이 그렇게 자랑스러워 마지 않는 la République française는 

......멋지구리. 짜식들.



떠날 때가 다 돼서 이러나. ㅋ




(아래 사진은 보조금 안내 팜플렛. 

사람들이 이상하게 쳐다 봐서 되는대로 집어 온 게 이 정도다. 
징한 것들;)





그래도 다시 읽으면서 한 가지 개인적으로 다행스러운 것은
위의 글은 프랑스에서, 그것도 시스템의 가장 큰 수혜자라 할 수 있는 학생일 때 썼고
지금은 영국에서 세금은 그저 내기만 하고 아무 benefits도 받을 수 없는 외국인 노동자의 신분이지만 
standpoint까지 변하진 않았다는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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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봄

2010. 3. 6. 15:54 from 일신상의 이유
추위를 많이 타는지라 (더위는 더 많이 탄다. 참을성 부족이려니.)
여전히 니삭스를 포기하지 못하고 있지만 (안 그럼 무릎이 시리..;;)
그래도 오후에는 볕이 제법 따뜻한 것이 코트가 무겁게 느껴진다.
이렇게 봄이 왔네 어쩌네 입방정 떨다 보면 꼭 비바람이 온다는 거 여기 몇 년 살면서 온몸으로 배웠지만
그래도 3월 접어들고는 똑같이 낮은 기온이라도 뭔가 좀 다른 느낌. 그냥 심정적인 건가...
유달리 눈이 많았던 지난 1월이 꿈이었나 싶을 정도.

그리고 내 경우
여기 도착하자마자 알게 되어 절친이 된 스네 덕에
봄의 시작은 언제나 불가리아 스타일로.
martenitsa라고 불리는 이 팔찌는
그녀가 해마다 집에서 재료를 공수 받아 만들어 우리에게 나눠 주는 것으로
3월 한 달 몸에 잘 지니고 있다가
그 해 첫 황새(stork)를 보면 근처 나뭇가지에 묶으며 소원을 비는 거라고.
물론 21세기 런던에서 황새를 찾는 것은 아무래도 쫌 무리.-_- 
그래서 이 민속의 여러 지방 버전 중 현실성 있는 것으로 골라
근처에 새순을 틔우는 나무를 발견하면 거기다 묶는 것으로. 

하여간 올해도 받아왔지롱. 그 핑계로 만나 rakia도 한 잔씩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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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사구팽

2010. 2. 26. 08:36 from 일신상의 이유
매스컴 전공으로 석사하겠다고 했을 때
학부 사람들이 한결같이 물었더랬다.
"너 연예신문 기자 되고 싶어서 그러지?"

TV 없이 인터넷으로만 따라잡는 것은 역시 한계가 있다보니
요샌 이래저래 감이 떨어졌지만
그래도 원조빠순이로서의 내공이 있는지라
이번 2PM'사태'를 유심히 지켜봐왔고

결말은...   
떡고 기어이 재범이를 내치네?

박진영에 대해 그간 firsthand account로 들은 소리를 종합해보면
또 그닥 놀랄 일이 아닌지도 모르겠지만,
이렇게 매번 뒤끝 지저분한 것만으로도
본인이 늘 자랑스럽게 말하는 그런 그릇은 못되는 듯.
비즈니스는 비즈니스다 그러면 할 말은 없지만
그럼 차라리 brotherhood 어쩌고 하는 그런 언플을 아예 말든가.

그래도 요새 팬들은 우리 때랑 또 달라서
핫티들 보니까 대처를 어찌나 조직적이고 이성적으로 하는지.
아, 물론 아래의 예처럼 표현이 아주 강렬한 경우도 있고;; 
(사진은 누가 공카 탈퇴하면서 올린 걸 누군가가 다시 네이트판으로 퍼온 것)

내 노파심이 유별난 탓도 있겠으나
요샌 아이돌도 그 팬들도 다들 워낙 어려서 나도 모르게 이모 같은 심정이.
인생 길게 보고 부디 잘 헤쳐 나가길.
(위의 것과 같은 게시물에서 퍼온 아래 사진은 사실 글 맥락상 굳이 안 넣어도 그만이지만...*-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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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렌타인?

2010. 2. 25. 01:17 from 관성의 싸이월드
조금 뒷북이지만 -

누가 먼저 쓰기 시작한 말인지는 모르겠으나 뉴스 보니까 지난 14일을 죄다 설렌타인이라고 부르더군.
유치한 거 같으면서도 발음에 나름 귀여운 느낌이 있어서
명절이니 기념일이니 그런 날들에 그렇게도 무덤덤한 나조차 뭔가 해야할 것만 같은 설레임이.
그래서... 스스로에게 선물을 하나 하는 것으로. 핑계가 참 통통하기도 하지.ㅋ

읍내에 있는 쇼핑몰, 그것도 입구 들어서자마자 있는 첫번째 가게에서
방울 달리고 리본 달린 반팔 스웨터를 하나 샀다. 과도하게 귀여운 스타일.*-_-*

가게 전체가 크리스마스 세일을 두 달이 다 되어가도록 하고 있는 것은
과연 좋은 싸인인지 나쁜 싸인인지.
하여간 그래서 우리 돈으로 이만원 정도 줬는데
주변 반응이 어머, 싸게 잘 샀네...가 아니라
"일회용 옷이야?"
반박을 못하겠는 것이
새 옷 사면 언제나 그러듯 입기 전에 한 번 세탁을 했음에도
어디서 석유냄새가 이렇게 나나 했더니 바로 내 코 아래였어. 아놔.

그래도
인생이 칙칙하니 옷이라도 컬러풀하게 입어야 된다며
옛날 남자셋여자셋 이의정을 연상시키는 패션코드를 고수하는 우리 보스는 좋아하던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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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가슴 옥보살

2010. 2. 24. 21:35 from 일신상의 이유
소녀감성 김여사님은
마침-_- 넷이나 있는 딸 중 그 어느 누구도
조용조용 걷고 소곤소곤 말하고 꺄르르 웃는,
혹은 피아노 곁에 둘러 모여 우애 좋게 노래를 부르거나 하는, 
본인의 <작은아씨들> 판타지에 부응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까지 상당한 시간을 필요로 했던 것으로 보인다.

"딸 하나쯤은 우아한 피겨스케이팅 시키고 싶었는데"라는 말씀을
적어도 초등학교 졸업할 때까지는 들었으니 말이다.
물론 워낙 턱도 없는지라;;; 자연스레 유머로 승화되긴 했지만. 냐하하. 음.

궁극의 가정을 해서
설령 누구 하나 그럴 만한 신체 조건이나 재능이 있었다 한들
우리가 조금만 지쳐 보여도 포기하고 싶으면 포기하라고 먼저 제안하시는 분이라
(이 때 "그래, 나도 알아! 난 훌륭한 엄마가 될 수 없어!"라는 드라마틱한 대사는 꼭 잊지 않으신다는;)
아무 소용이 없었을 것이라는 것이 위안이라면 위안.

그건 그렇고
나야 딱히 피겨팬도 아니고
올림픽에서 "우리나라가 세계를 제패"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아닌데
김연아 경기 앞두고 어찌나 심장이 떨리던지.
나도 모르게 시차 계산해주는 사이트 계속 접속해서 카운트다운하고
정작 경기 시간이 다가오니까 도저히 생중계로 볼 자신이 없어서
경기 다 끝났을 때로 자명종 맞춰놓고 억지로 잠 청하기.
누가 엄마 딸 아니랄까봐...^^ 

미디어에서 워낙 설레발이라 도대체 그 부담감이 어느 정도일지 난 짐작도 안 간다.
별명이 '대인배 김슨생'이라더니, 대단하다는 말 밖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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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옥보살 :

흑조

2010. 2. 18. 00:21 from 일신상의 이유
생각해보면 하도 업데되는 내용이 없어 '연간딴지' 소리를 듣던 때도 잊지 않고 한 번씩 들르던 독자였다. 
근데 그렇다고 또 막 열렬한 팬은 될 수가 없었던 것이,
꽃 피고 나비 나는 세상을 지향하는 사람으로서 (험험) 아무래도 위악적인 언어가 좀 취향에 안 맞았더랬다.

그러다 최근 사이트가 부활을 하고 대대적인 개편을 거치고 하는 사이
좀 더 뻔질나게 드나들고 있다.
이전에 비해 올라오는 내용들이 나에게 좀 더 relevant한 탓도 있고
내가 그 사이 몇 살 더 먹으면서 그 고유한 subculture를 그대로 즐길 수 있을 만큼의 여유를 얻은 걸 수도 있고.
하여간 특히 필독의 축구문화사는 아주 구우우욷.♡

뭐 이 얘기를 길게 하려는 게 아니라
오늘 올라온 짧은 기사 하나를 읽고 한 두 마디 적고 싶은 게 있어서.


한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을 딴에는 열심히 좇는다고는 하는데
PD수첩 재판이 쟁점이 뭐였고 결과가 어떻게 나왔고 정도는 어렴풋이 알고 있었지만
정작 그 쟁점의 중심에 있었을 번역가는 이름도 생소하다.
해서 이 기사가 뭘 꼬는 건가 좀 더 찾아 읽어보기로.

우선 최근에 이번 송사 관련하여 낸 책에다
현대영어, 중세영어, 고대영어, 희랍어, 라틴어, 독일어, 프랑스어를 떼고 나니
영어의 새로운 경지가 보이더라는 골자의 내용을 썼다는데
이런 허총재삘나는 문장은 일단 패스.
내가 직접 읽은 게 아니니까.
말은 아 다르고 어 다른 법인데 이PD가 비웃는 뉘앙스로 전달했을 수 있으니까.
아울러 막말로 정말 새로운 경지를 봤을 수도 있으니까;;

그러다 아래의 글을 읽었다.
다 인용할 수는 없으니 내가 특히 식겁했던 부분만 담기로. (정지민 본인의 全文은 여기에.)

나는 천상 인문학도다. 진중권 같은 연예인을 지망하는 사이비 석사가 아리스토텔레스를 허술하게 인용해서, 교양에 목마른 무지한 어린아이들을 낚을 때, 나는 -비록 PDF파일일지라도- 아리스토텔레스 원문을 혼자 공부했다. 그가 TV에 나와 시시덕거릴 때 나는 TV를 아예 없애고 몇 년을 살아왔다. 남들이 커피나 먹고 수다 떨 때 나는 독서를 했다. 이것이 내가, 그가 보기에 "잘났다고 생각"할만한 이유다. 소신이 있고 의지가 강하다는 자신이 있기 때문이다. 나는 현 시점은 물론이고, 그 어느 사건이 터지더라도 공부를 병행한다. 진중권처럼 무슨 언론에서 주목해줘서 "잘나지는" 것이 있다고 생각할만한 사람이 아니다. 설령 미국 대통령이 주목해도, 그가 내가 존경하는 학자가 아닌 이상, 내겐 아무 의미가 없다. 내가 PD수첩 사건에서 활용한 언어능력, 자료찾기, 합리적인 유추와 논리제시는 모두 내가 공부하면서 사용하는 것의 몇 천분의 1도 채 되지 않는 것이다. 나는 이런 연예인 석사에게 모욕당하기 위해 이 일을 시작하지 않았다. 내가 거짓말은 물론이고 논리가 결여된 주장, 또 무슨 대단한 이념으로 포장한 밥그릇 싸움을 꼴 보기 싫어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하는 것이다. 이 사회를 떠나기 전에, 얼마나 수준이 심각한 이들이 바보상자를 꿰차고 있는지를 한 사람에게라도 더 알리기 위해 노력할 뿐이다. 진중권 같이 자신의 이름을 한 번이라도 더 알려보려고 안달이 난 이들은 제발 좀 닥쳐줬으면 좋겠다. 막말로, 아둔한 이들을 속여 많이 "해먹었"지 않는가? PD수첩이 무죄판결 방송에서까지 국민을 모두 초등학생 수준으로 알고 사기를 친 행태, 그리고 판사가 그런 오역을 증거랍시고 채택한 현실이 드러난 지금, 그나마 입 닫고 있는 게 그의 무식을 덜 드러낼 수 있는 처신방법이며, 인격이 발전할 수 있는 길이다.

당연히 자기가 아는 범위 안에서 맞다고 믿는 번역을 했겠지.
자기만큼 해당언어에 유창하지 않아 보이는 사람들이 몰아붙이니 발끈한 마음도 들테고.
나도 많이 해본 건 아니지만 번역일이라는 게 잘해야 본전이고 하는 사람 속만 곯는 그런 작업이라는 거는 배웠다.

그치만 스스로를 "천상 인문학도"라고 표현하는 사람이 어떻게 이렇게 자신만만할 수 있을까,
내게는 그게 경이로웠다.
나야 겸손을 가장한 재수없음-_-이란 소리까지 들어봤으니
뭐 나처럼 패를 언제든 접을 준비가 되어있는 것도 학자의 바람직한 모델은 아니겠으나
자신이 알고 있는 것에 대해 이렇게까지 강한 신뢰를 가진 사람을 맞닥뜨리면... 난 좀 무섭다;;  
swan이 사실 검은 것도 있다는 거, 17세기말에 발견하기 전까지는 몰랐는데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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