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뻑

2010. 3. 10. 22:15 from
본토에서 먹는 '진짜' 일식은 밍밍해서 한국사람 입에 안 맞는다는 말을 많이 들었는데
그건 내가 일본에 가본 적이 없으니 뭐라고 코멘트를 못하겠고
경험해본 범위 안에서 말하자면 나한테는 아주 딱이다.
기본적으로 새콤하고 달달하면 일단 오케이인 데다가
해산물 많이 쓰는 것도 맘에 들고.

근데 서양애들한테는 특별하고 싶을 때 가는 곳이란 인식이 있어서 그런지
런던 시내든 어디든 일식당들은 하나 같이 가격대가 만만치 않다는 거.
물론 한국에서도 고급 횟집은 메뉴판에 가격도 안 써 있고 그렇다지만
그런 건 워낙 딴세상 얘기니까. (먼산)

뜬금없이 이 얘기를 왜 꺼냈는고 하면
방금 부엌에서 일식집 냄새를 재현했걸랑.

기린나무라는 요리 블로거가 있는데
다른 요리 블로거들은 살림100단의 왕고참 주부들이 대부분이라
워낙 기본이다 싶은 건 (가령 진간장이랑 국간장이랑 뭐가 다른 건지 그런.. -_-) 그냥 넘어가는 경우가 많은데
그런 것도 조곤조곤 설명을 해줘서
요리라면 절망에 가까울 정도로 재주도 경험도 눈썰미도 없는 나같은 사람도
그럭저럭 따라하며 흉내를 낼 수 있다.
무엇보다 본인이 자취생이라 그런지
이거 없으면 저거 쓰세요 그런 대체식품을 많이 알려주는 것이 내가 생각하는 그녀의 강점.ㅎㅎ
우연히 발견하고 즐겨찾기 해놓았었는데 사람들 보는 눈은 비슷하다더니 어느 순간 유명해져서 최근에는 책도 냈음.
혼자만 좋아하던 언더가수가 어느 날 확 뜬 걸 보는 것처럼 만감이 교차했다는.

앗, 얘기가 또 샜군.
다시 본줄기로 돌아와서,
여기 수퍼에서는 양송이말고는 좀처럼 볼 수가 없어서
버섯마니아로서 어디서든 양송이 아닌 버섯을 발견하면 일단 사고 보는 버릇이 있는지라
엊그제 Tottenham Court Road 갔다가 팽이버섯을 한 봉지 샀더랬다.
100g이라고는 써있는데 내가 볼 땐 잘해야 70g.
하여간 이걸로 뭘 할까 하면서 검색을 해보니
때마침 따뜻한 일본식 팽이버섯덮밥이란 포스트를 올려놓았길래 시도.
근데 레시피대로 맛술이랑 간장이랑 설탕이랑 굴소스 넣고 끓이기 시작하자마자
온집안에 퍼지는 냄새가 너무 그럴 듯해서 깜짝 놀랐음.
아니, 별 거 없잖아? 막 이래 가면서.
이제는 먹고 싶으면 까짓거 집에서 해먹어야지. 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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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옥보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