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가슴 옥보살

2010. 2. 24. 21:35 from 일신상의 이유
소녀감성 김여사님은
마침-_- 넷이나 있는 딸 중 그 어느 누구도
조용조용 걷고 소곤소곤 말하고 꺄르르 웃는,
혹은 피아노 곁에 둘러 모여 우애 좋게 노래를 부르거나 하는, 
본인의 <작은아씨들> 판타지에 부응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까지 상당한 시간을 필요로 했던 것으로 보인다.

"딸 하나쯤은 우아한 피겨스케이팅 시키고 싶었는데"라는 말씀을
적어도 초등학교 졸업할 때까지는 들었으니 말이다.
물론 워낙 턱도 없는지라;;; 자연스레 유머로 승화되긴 했지만. 냐하하. 음.

궁극의 가정을 해서
설령 누구 하나 그럴 만한 신체 조건이나 재능이 있었다 한들
우리가 조금만 지쳐 보여도 포기하고 싶으면 포기하라고 먼저 제안하시는 분이라
(이 때 "그래, 나도 알아! 난 훌륭한 엄마가 될 수 없어!"라는 드라마틱한 대사는 꼭 잊지 않으신다는;)
아무 소용이 없었을 것이라는 것이 위안이라면 위안.

그건 그렇고
나야 딱히 피겨팬도 아니고
올림픽에서 "우리나라가 세계를 제패"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아닌데
김연아 경기 앞두고 어찌나 심장이 떨리던지.
나도 모르게 시차 계산해주는 사이트 계속 접속해서 카운트다운하고
정작 경기 시간이 다가오니까 도저히 생중계로 볼 자신이 없어서
경기 다 끝났을 때로 자명종 맞춰놓고 억지로 잠 청하기.
누가 엄마 딸 아니랄까봐...^^ 

미디어에서 워낙 설레발이라 도대체 그 부담감이 어느 정도일지 난 짐작도 안 간다.
별명이 '대인배 김슨생'이라더니, 대단하다는 말 밖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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