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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2010.04.22 콩나물
  10. 2010.04.09 밤새지 마라 말이야

달빛요정

2010. 11. 2. 16:22 from 일신상의 이유
여기는 지금 아침 7시.
보통 내 활동시간이 아닌데 어제 간만에 나갔다 들어와서 뻗어버린 바람에 일찍 눈이 떠졌다.
그래서 이멜도 체크하고 뉴스도 보고, 마지막으로 아침 먹기 전에 트위터 타임라인이나 훑어야지 하는데
원맨밴드 '달빛요정역전만루홈런'이 뇌출혈로 쓰러져 지금 중환자실이라는 게 아닌가.
정말 가슴이 쿵하고 내려 앉았다는.
채팅방이나 게시판에서 보이는 - 혹은 보였다고 하는 - 그의 geeky한 쿨함에 반해서
공식 사이트도 들르고 트위터에서 팔로잉한지도 좀 되었더랬다.
뮤지션을 음악보다 먼저 좋아한 전형적 케이스.
그리고 온라인 소셜 네트워킹이 다 그렇듯이
일면식 없이도 (혼자) 무척 가깝게 느꼈기 때문에 충격이 더 큰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 이것은 물론 직업병이고.
멸치 다듬으며 월드시리즈 본다고 - 그렇다, 그는 이름에서 풀풀 풍기듯 제대로 야구광이다! - 한 게 불과 엊그제라
뭔가 꿈을 꾸는 듯한 기분.

인기가수님, 어서 쾌차하셔서 만루홈런 날리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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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0 마니아

2010. 11. 2. 15:58 from 일신상의 이유

블룸버그 통신 어제자 기사. 번역이 보고 싶은 분은 여기, 김태동 교수가 아고라에 올린 '주해'.

이것이 국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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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시옷

2010. 9. 25. 07:20 from 일신상의 이유
이미 몇 주 전에 기상청에서 여름은 끝났다고 보시면 됩니다 할 정도였으니
사실 별로 놀랄 일은 아니지만 
요 며칠 날씨가 아주 망하다.
두유, 계란, 설탕 등등 똑 떨어진 게 한두 가지가 아닌데
5분 거리 구멍가게 가는 게 안 내킬 정도로
종일 밤처럼 어둡고 비는 쉼없이 주룩주룩 내리고.
물론 얼마전 서울에 온 폭우에 비할 바가 아니겠으나
9월인데 벌써부터 이러면. ㅉ

으슬으슬해서 뭔가 뜨끈뜨끈한 국물 생각이 간절했는데  
것도 아주 구체적으로 된장 넣고 끓인 배춧국. ^^ 
초등학교 다닐 때였던 거 같은데
어느 해인가 배추가 과하게 풍년이라 (연식이 드러나는 포스팅;)
농가를 살린다는 미명 아래 학생들 모두 무조건 한 포기 이상씩 사야 했더랬다. 
별 거 아닌 거 같지만 문제는 동생 둘이 같은 학교를 다니고 있었다는 것.
그 날 저녁은 때 아닌 배추 잔치.
이후로도 정말 몇 끼를 배춧국을 먹었는지.
(원체 김수현 드라마에나 나올 법한 대가족이라 당시 우리집 들통이 웬만한 식당에서 쓰는 것보다 컸더랬다.)
다른 사람들은 모르겠지만 나는 별로 질려하지 않고 잘 먹었던 거 같다.
원래 국은 오래 끓일 수록 맛있다고 믿는 1人.  

하여간 그렇게 며칠째 배춧국에 꽂혀 가지고는,
네이버 키친 검색하고 엄마한테 전화하고.
오늘 기어코 해먹었다. -_-)v 
그리곤 댓 시간이 지나도록 빵빵한 배 두드리며 쓰고 있는 것임.

얘기 나온 김에(?) 사이시옷 총정리. 한글 맞춤법 제30항.
  1. 순 우리말 합성어
    1. 뒷말의 첫소리가 된소리로 나는 경우: 선짓국, 조갯살, 혓바늘 등
    2. 뒷말의 첫소리 ㄴ 또는 ㅁ 앞에서 ㄴ 소리가 덧나는 경우: 아랫마을, 잇몸, 빗물 등
    3. 뒷말의 첫소리 모음 앞에서 ㄴㄴ 소리가 덧나는 경우: 두렛일, 베갯잇, 깻잎 등  
  2. 순 우리말과 한자어 합성어 
    1. 뒷말의 첫소리가 된소리로 나는 경우: 뱃병, 전셋집, 탯줄 등
    2. 뒷말의 첫소리 ㄴ 또는 ㅁ 앞에서 ㄴ 소리가 덧나는 경우: 제삿날, 양칫물 등
    3. 뒷말의 첫소리 모음 앞에서 ㄴㄴ 소리가 덧나는 경우: 예삿일, 훗일 등 
  3. 두 음절로 된 다음 6개 한자어: 곳간, 셋방, 숫자, 찻간, 툇간, 횟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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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천

2010. 8. 27. 19:52 from 일신상의 이유
어제 천상병 시인 사모님이 돌아가셨다는 뉴스를 본 후 지금껏 가슴 한 켠에 아릿한 통증이.
개인적 안면이랄 것도 없이 인사동에서 운영하시는 찻집에서 두 번 뵌 게 다지만
사람한테서 맑은 기운이 나온다는 게 이런 거구나, 놀라운 경험이었는데.
그런 건 만국공통으로 전달되는 건지 같이 갔던 빅캣도 마음이 그렇게 푸근해질 수가 없다면서 좋아하고.
그 때가 회사 다니면서 외국지점에서 파견나온 애들 보호자 노릇까지 도맡아 하느라
서울 토박이면서 투어버스까지 타고 아주 제대로 구경다니던 시절이구나, 그러고 보니. 벌써 여덟 해.

그러나 한편으론 왠지 정말 어디론가 돌아가신(歸) 것 같고 부군과도 벌써 해후하셨을 것 같고 그런 기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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균형

2010. 8. 18. 21:24 from 일신상의 이유

조남준 화백이 한겨레21에 연재하셨던 시사SF 중.
2000년 딱 이맘때 나왔던 것인데 혼자 보기 아까워서 작가 블로그에서 업어옴. 영차.

그리고 영감이 되었을 것이라 추측되는 단편영화도 한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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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

2010. 8. 5. 19:46 from 일신상의 이유
나로 말할 거 같으면 (거창한 도입부-_-)
아침형 인간이란 말이 대유행이던 몇 년 전
인터넷에 '아침형 인간 지수'라는 테스트가 돌아다니길래 해봤더니
태어나기를 그렇게 났으니까 아침형 인간으로의 전환 따위는 꿈도 꾸지 말라고 나올 정도로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것과는 상극인 사람이다.
아울러 그에 대해 누가 뭐라고 하기라도 하면
모두가 비슷한 생활패턴을 가져야 한다는 생각 자체가 파시즘이라는 둥의 꽤 공격적인 반박도. 

그러니 입맛에 맞는 일들이란 죄다 재택근무가 가능한 것들.
근데 요 며칠 손에 손잡고 들이닥친 마감 몇 개로 허덕이다 보니
내가 사실 눈 뜨자마자부터 책상 앞에 앉아는 있는데 정작 일하는 시간은 모아보면 한줌이더라는 자아비판.

그리고 어제, 정신이 반짝 들게 한 트윗 하나.

RT @moviejhp 프리랜서를 직업으로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자기가 자기를 지키지 않으면 생활이 무너진다.아무도 터치를 안하기 때문이다.김대중대통령이 가택연금 시절 수 년을 안방에서 아침에 양복에 넥타이메고 서재로 출근했다는 그 유명한 얘기가 남의 일 같지 않다. (5:11 AM Aug 3rd via web)

유명한 얘기라지만 나는 처음 들었다.
별다른 references는 찾지 못했다. 아마 최근에 출간되었다는 자서전을 보면 있으려니 짐작.
하여간 상당히 가슴을 울리는 무언가가 있어 나도 해보려고. 불끈.
.
.
.
그러나 첫날인 오늘, 아침부터 이렇게. 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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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ck to the '50s

2010. 6. 2. 21:57 from 일신상의 이유
어머 이건 또 뭐야.

구로구, '오세훈' 기표된 투표용지 배부
뉴시스 특별취재반 추인영 박성환 기자 (입력 2010.06.02 19:59)

6·2 지방선거 투표가 진행되던 중 한 투표소에서 투표용지 배부자가 하얀색 서울시장 투표용지에 '오세훈' 후보가 기표된 투표용지를 배부해 논란이 일고 있다.

A씨(38)는 2일 서울 구로구 개봉1동 제4투표소에 투표를 하러 갔다가 황당한 일을 겪었다. 투표용지 배부자 B씨(50)로부터 '오세훈' 후보란에 기표된 투표용지를 배부받은 것.

A씨는 "왜 기표가 돼 있냐"며 "나는 이 사람 안 찍는다. 다시 달라"고 요구했으나 B씨가 "그냥 해라. 상관없다"라고 대꾸하면서 이들 사이에 실랑이가 벌어졌다.

이 지역구에 거주하는 B씨는 자신이 투표하는 과정에서 실수로 투표용지 6장을 받아 이를 확인하기 위해 다시 나왔다가 유권자들이 몰리자 얼떨결에 A씨에게 자신이 기표한 표를 배부했다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혹시 (잘못된 투표용지가) 투표함에 그냥 들어갈 수도 있겠다 싶어서 투표용지에 화이트로 표시를 하려고 했는데 투표관리관이 '그렇게 하면 안 된다'고 제지했다"며 "혹시 몰라 선관위와 경찰에 신고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경찰과 함께 오기로 한 구로구 선관위 관계자가 개표 문제로 바쁘다는 이유로 다른 관계자를 보냈고 이 과정에서 A씨는 2시간 이상 기다려야 했다. A씨는 "아무런 대책이 없어 보였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구로경찰서 관계자는 "B씨가 두 번째 투표에서 2장을 더 받은 것을 (뒤늦게) 알았다"며 "그 자리에서 바로 멈췄어야 했는데 (그러면) 혼날까봐 전전긍긍하다가 일이 커질까봐 무서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순발력 있게 상황에 대처했어야 하는데 눈물을 흘리더라"며 "나이도 50세이고 고의성은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구로구 선관위 관계자는 잘못 기표된 투표용지 처리와 관련, "일단 투표함에 따로 봉투에 담아 넣어서 우신고등학교(개표소)로 보내고 여기서 무효표 처리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B씨에 대해서는 "차후에 조사를 더 해 고의성이 있었는지 판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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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나리오

2010. 4. 23. 08:52 from 일신상의 이유
PD수첩 때문에 또 한 번 발칵 뒤집혔구먼.
아래는 관련된 뉴스기사 아래 베플 먹은 댓글.

이광현 (04.22 14:49)
떡검의 예상 시나리오 ---- 퍼옴
1. 처음엔 강도 높은 조사로 시작 (기대감 증폭)
- 민간 전문가 누가 가세했다.
- 진상조사위원장이 강직한 사람이라더라.
- 누구 누구를 소환해서 밤새 조사를 했다.
- 대통령이 '한 점의 의혹도 없이 밝힐 것' 지시
2. 수구언론들의 물타기 시작
- "천안함 북괴소행을 물타기 하려는 좌빨 MBC의 조작이다" 등
- 난데없이 양심적인 검사들의 일화가 신문에 나옴
- "서울지검 검사일동 천안함 성금으로 1천만원 기탁" 이런 뉴스 보도
- '에덴의 집'에서 장애인을 목욕시키는 부산지검 검사들 사진 빵빵 터짐
3. 제보 자체에 대한 물타기
- 57명 가운데 이름이 틀린 사람이 있다.
"문건에는 홍길동 검사인데, 확인해 보니 홍길둥 검사"
- 아무개 검사는 근무 시기가 실제와 다른 점이 있다.
- 따라서 스폰서 제보는 허위 과장된 측면이 크며 믿을 것이 못된다.
4. 자체 조사 발표
- 일부 내용은 사실도 있지만 악의적으로 편집된 측면이 있다.
- 일부 해당자는 징계를 하겠다.
5. 일부 검사 사임
- 박 모 검사 "나는 잘못없지만 조직을 보호하기 위해 내 자리에 연연않겠다"
- 다른 검사들 징계위원회 회부 파면, 엄중 경고, 전보 발령
...... 한 두 달 후..... 국민들 관심에서 out
6. 징계 감면
- "관행적으로 한 건데 여론몰이로 가혹한 징계를 받았다"
- 감봉 정도로 징계 경감
- 전보 발령됐던 검사는 다음 인사때 복직
- 자진 사임한 검찰간부들은 한나라당 공천, 검사들은 서초동에 변호사 개업
....... 이쯤에서 야당정치인 비리 사건 하나 터져주고......
7. 깔끔한 마무리
- PD수첩 담당자 수사 시작 "외주 업체랑 밥 먹은 적 있는데 누가 냈는지 증거가 없다"
- 최승호 PD 외삼촌의 고종사촌이 6.25때 좀 수상했다더라.. (조중동 보도)
- "검찰 조직에 대한 불신으로 우리 사회가 입은 잠재적 손실이 2조 8천억"...

두고 보면 알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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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나물

2010. 4. 22. 04:08 from 일신상의 이유
십대 때는 우중충한 날씨를 좋아했더랬다.
바람 윙윙 불어 을씨년스럽고 하늘은 소라색이고.
일제 잔재라는 그 'そら(空)' 말고 정말 말그대로 소라껍떼기색.
그런 날씨에 다락방에서 웅크리고 앉아 있어야 창작활동이 된다고 믿는, 문학소녀-_-였던 것이다.

근데 이제 나이를 이만큼 먹고 나니 역시 좋은 날씨가 좋다(박한;;)는 결론.
요 며칠 믿을 수 없을 만치 화창한데다 워낙 꽃나무며 풀밭이 많은 동네에 살다 보니
창밖을 내다 보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업되는 것이 스스로 느껴질 정도.
아울러 매사에 의욕적이고. 나의 골골한 컨셉에 안 어울리게.

하려던 얘기가 이건 아니고.
논문을 쓰는 동안 딴짓을 많이 했는데 그 중 하나가 경영학부생들 틈에서 일어수업을 3년동안 들은 것이다.
3년이래봤자 일주일에 두 시간씩 두 번 듣는 게 다고
마지막 해에 가선 아무래도 내 본업이 빡세지기 시작해서 못 간 날도 부지기수고.
다른 학생들과 다르게 100% 내 선택으로 청강하는 거면서
과제도 다 내고 시험도 쪽지시험까지 다 보면서 완주했다는 데 일단 의의를.
 
첨엔 참 펄펄 날았었는데 말이지. 물론 나만이 아니라 한국 학생들 대부분이.
일단 문법이 비슷하니 서양애들은 죽어도 감을 못 잡겠다고 징징거리는 조사도 척척이고
(그 때마다 관사랑 전치사 때문에 겪는 마음고생을 한큐에 날릴 만큼 통쾌했다는. 음화화홧.)
거기에 내 경우 덤으로 주변 어르신들 언어 습관이라든가 옛날 코미디 프로라든가 그런 걸 통해 자주 접한 탓인지
영어 고유명사를 카타카나로 바꾸는, 가령 맥도널드를 마꾸도나루도(マクドナルド)로 쓰는 그런 걸 쉽게 해서;;
가뜩이나 큰이모 보듯 하는 꼬꼬마 한국 후배들로부터 일제 강점기를 겪은 사람같은 대접을 받기도. 킁.

그러나 쉽게 배우면 잊는 것도 빠른 것인지
지금은 기억 나는 게 거의 없어 어디 가서 배웠다고 말하기가 부끄러운 수준.
회사 다닐 때 일본 장기 출장 준비하라고 해서 내 돈 내고 6개월 저녁반 끊었다가
맨날 야근하느라 히라나가도 못 떼었던 그 때로 고스란히 돌아갔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번 여름에 도쿄에서 학회가 있어서
앞으로 두 달 간 매일 잠깐씩이나마 복습을 하면 혹시 음식 주문 같은 걸 혼자 힘으로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인터넷상에서 오디오 파일을 몇 개 틀어 봤는데 세상에, 이것저것 들리는 것이 아닌가.
물론 영어로 치면 중1교과서 수준의 기초적인 대화이긴 하지만 그래도.

예전에 김건모가 국민가수던 시절, 그 어머니가 무슨 토크쇼에 나와서
콩나물에 물을 주면 죄다 시루 아래로 빠지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게 알게 모르게 남아 싹이 나고 자란다며
부모-자식 관계도 마찬가지라고 해서 우리 김여사님이 매우 공감하셨더랬는데.
포인트는 다르지만 같은 비유를 빌리자면 
지난 3년 다 흘러가 버린 듯 하지만 어쩌니저쩌니 해도 머리에 남은 게 있었다니,
이래저래 깜빡깜빡하는 만학도 입장에서 매우 고무적인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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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의 개그 개그 개그-_-)

분기 결산하느라고 며칠은 완전 폐인모드였다.
엊그제는 밤도 샜다.
내가 공인된 야행성이긴 하지만 막상 밤을 꼴딱 새는 건 (심지어 노는 걸로도) 절대 못하는지라
24시간이 지나도록 아직까지 회복중. 게다가 이제는 나이도 있... 쿨럭.

지난 번, 즉 1월 초도 세상은 연휴중이어서 분개했었는데 이번도.
다음은 7월 초이니 그 때는 뭐야, 여름휴가철?
나는 이미 성격이든 성향이든 다 형성된 다음에 나온 케이스라 밖에서 몇 년을 있어도 별로 변한 게 없지 싶지만  
쉬는 날 상대가 일하길 기대하면 다른 계획이 있었든 없었든 발끈하게 되는 건 달라졌다면 달라진 점.  
한국에서 치열하게 회사 다닌 생각을 하면 '어라? 유럽물 좀 먹었다 이건가?' 이러면서 자조적인 웃음마저. 허.허.허;
돌이켜 보면 회사생활이라봐야 2년도 채 안 되지만 정말 이 한 몸 바쳐 일했더랬다. 
하도 24/7 매여 있어서 얼마 있지도 않은 친구 그 때 다 떨어졌다는.ㅠ
심지어는 사표를 쓰고 나서도 인수인계라는 명목 아래 반년을 더 불려 다녔으니,
너무도 치열했기에 이 갈리는 첫사랑 같은 존재랄까. (담배 이모티콘이라도 하나 들어가야 하는 자리)
오죽하면 다음엔 어디서 무슨 일을 하든 좀 약게 굴겠노라고 스스로에게 다짐까지.
지금 내 모습을 보면 그 다짐의 효과는 별로 없었던 듯 하지만.
하여간 그런데도 당시의 내 처지는 양반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꽤 있었다는 건
아시아 사람들은 잠도 안 자고 꾸역꾸역 일만 한다는 스테레오타입이 괜히 생긴 게 아니라는 방증.

얼마 전에 애플이 협력업체에서 노동학대가 일어나고 있음을 적발하고 초비상에 걸렸다는 기사를 읽었는데
그 아래 달린 리플 중 하나가

애플     봄은언제쯤님 | 10.03.02 |
    한국으로 와라
    그럼 그딴거 전혀 신경 쓸 필요없다
    언론도 그닥 관심도 없을 뿐더러
    국민들은 노예처럼 사는게 당연한듯 운명으로 받아들이며 산다
    더더욱 쥐어짜도 군소리않고 일하는게 한국민들이다
    도리어 이런 일을 지적하는 여론에 욕을 하는것이 한국이다
    배가 불렀다는둥, 편하게만 일할려 한다는둥 노예근성의 한국민들
    노동자의 인권은 전혀없는 한국, 기업하기 좋은나라임엔 분명하다.

'노예근성'이란 단어 두드러기 나게 싫어하지만 그건 내 문제고, he's got a point. 에혀.
하여간 이번 주말에는 청소도 좀 대대적으로 하고
무엇보다 삼시 세 끼 따뜻한 음식 식탁에 앉아 먹겠다는 것이 나의 계획. 식탁에 밑줄 쫘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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