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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사구팽

2010. 2. 26. 08:36 from 일신상의 이유
매스컴 전공으로 석사하겠다고 했을 때
학부 사람들이 한결같이 물었더랬다.
"너 연예신문 기자 되고 싶어서 그러지?"

TV 없이 인터넷으로만 따라잡는 것은 역시 한계가 있다보니
요샌 이래저래 감이 떨어졌지만
그래도 원조빠순이로서의 내공이 있는지라
이번 2PM'사태'를 유심히 지켜봐왔고

결말은...   
떡고 기어이 재범이를 내치네?

박진영에 대해 그간 firsthand account로 들은 소리를 종합해보면
또 그닥 놀랄 일이 아닌지도 모르겠지만,
이렇게 매번 뒤끝 지저분한 것만으로도
본인이 늘 자랑스럽게 말하는 그런 그릇은 못되는 듯.
비즈니스는 비즈니스다 그러면 할 말은 없지만
그럼 차라리 brotherhood 어쩌고 하는 그런 언플을 아예 말든가.

그래도 요새 팬들은 우리 때랑 또 달라서
핫티들 보니까 대처를 어찌나 조직적이고 이성적으로 하는지.
아, 물론 아래의 예처럼 표현이 아주 강렬한 경우도 있고;; 
(사진은 누가 공카 탈퇴하면서 올린 걸 누군가가 다시 네이트판으로 퍼온 것)

내 노파심이 유별난 탓도 있겠으나
요샌 아이돌도 그 팬들도 다들 워낙 어려서 나도 모르게 이모 같은 심정이.
인생 길게 보고 부디 잘 헤쳐 나가길.
(위의 것과 같은 게시물에서 퍼온 아래 사진은 사실 글 맥락상 굳이 안 넣어도 그만이지만...*-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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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옥보살 :

새가슴 옥보살

2010. 2. 24. 21:35 from 일신상의 이유
소녀감성 김여사님은
마침-_- 넷이나 있는 딸 중 그 어느 누구도
조용조용 걷고 소곤소곤 말하고 꺄르르 웃는,
혹은 피아노 곁에 둘러 모여 우애 좋게 노래를 부르거나 하는, 
본인의 <작은아씨들> 판타지에 부응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까지 상당한 시간을 필요로 했던 것으로 보인다.

"딸 하나쯤은 우아한 피겨스케이팅 시키고 싶었는데"라는 말씀을
적어도 초등학교 졸업할 때까지는 들었으니 말이다.
물론 워낙 턱도 없는지라;;; 자연스레 유머로 승화되긴 했지만. 냐하하. 음.

궁극의 가정을 해서
설령 누구 하나 그럴 만한 신체 조건이나 재능이 있었다 한들
우리가 조금만 지쳐 보여도 포기하고 싶으면 포기하라고 먼저 제안하시는 분이라
(이 때 "그래, 나도 알아! 난 훌륭한 엄마가 될 수 없어!"라는 드라마틱한 대사는 꼭 잊지 않으신다는;)
아무 소용이 없었을 것이라는 것이 위안이라면 위안.

그건 그렇고
나야 딱히 피겨팬도 아니고
올림픽에서 "우리나라가 세계를 제패"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아닌데
김연아 경기 앞두고 어찌나 심장이 떨리던지.
나도 모르게 시차 계산해주는 사이트 계속 접속해서 카운트다운하고
정작 경기 시간이 다가오니까 도저히 생중계로 볼 자신이 없어서
경기 다 끝났을 때로 자명종 맞춰놓고 억지로 잠 청하기.
누가 엄마 딸 아니랄까봐...^^ 

미디어에서 워낙 설레발이라 도대체 그 부담감이 어느 정도일지 난 짐작도 안 간다.
별명이 '대인배 김슨생'이라더니, 대단하다는 말 밖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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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옥보살 :

흑조

2010. 2. 18. 00:21 from 일신상의 이유
생각해보면 하도 업데되는 내용이 없어 '연간딴지' 소리를 듣던 때도 잊지 않고 한 번씩 들르던 독자였다. 
근데 그렇다고 또 막 열렬한 팬은 될 수가 없었던 것이,
꽃 피고 나비 나는 세상을 지향하는 사람으로서 (험험) 아무래도 위악적인 언어가 좀 취향에 안 맞았더랬다.

그러다 최근 사이트가 부활을 하고 대대적인 개편을 거치고 하는 사이
좀 더 뻔질나게 드나들고 있다.
이전에 비해 올라오는 내용들이 나에게 좀 더 relevant한 탓도 있고
내가 그 사이 몇 살 더 먹으면서 그 고유한 subculture를 그대로 즐길 수 있을 만큼의 여유를 얻은 걸 수도 있고.
하여간 특히 필독의 축구문화사는 아주 구우우욷.♡

뭐 이 얘기를 길게 하려는 게 아니라
오늘 올라온 짧은 기사 하나를 읽고 한 두 마디 적고 싶은 게 있어서.


한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을 딴에는 열심히 좇는다고는 하는데
PD수첩 재판이 쟁점이 뭐였고 결과가 어떻게 나왔고 정도는 어렴풋이 알고 있었지만
정작 그 쟁점의 중심에 있었을 번역가는 이름도 생소하다.
해서 이 기사가 뭘 꼬는 건가 좀 더 찾아 읽어보기로.

우선 최근에 이번 송사 관련하여 낸 책에다
현대영어, 중세영어, 고대영어, 희랍어, 라틴어, 독일어, 프랑스어를 떼고 나니
영어의 새로운 경지가 보이더라는 골자의 내용을 썼다는데
이런 허총재삘나는 문장은 일단 패스.
내가 직접 읽은 게 아니니까.
말은 아 다르고 어 다른 법인데 이PD가 비웃는 뉘앙스로 전달했을 수 있으니까.
아울러 막말로 정말 새로운 경지를 봤을 수도 있으니까;;

그러다 아래의 글을 읽었다.
다 인용할 수는 없으니 내가 특히 식겁했던 부분만 담기로. (정지민 본인의 全文은 여기에.)

나는 천상 인문학도다. 진중권 같은 연예인을 지망하는 사이비 석사가 아리스토텔레스를 허술하게 인용해서, 교양에 목마른 무지한 어린아이들을 낚을 때, 나는 -비록 PDF파일일지라도- 아리스토텔레스 원문을 혼자 공부했다. 그가 TV에 나와 시시덕거릴 때 나는 TV를 아예 없애고 몇 년을 살아왔다. 남들이 커피나 먹고 수다 떨 때 나는 독서를 했다. 이것이 내가, 그가 보기에 "잘났다고 생각"할만한 이유다. 소신이 있고 의지가 강하다는 자신이 있기 때문이다. 나는 현 시점은 물론이고, 그 어느 사건이 터지더라도 공부를 병행한다. 진중권처럼 무슨 언론에서 주목해줘서 "잘나지는" 것이 있다고 생각할만한 사람이 아니다. 설령 미국 대통령이 주목해도, 그가 내가 존경하는 학자가 아닌 이상, 내겐 아무 의미가 없다. 내가 PD수첩 사건에서 활용한 언어능력, 자료찾기, 합리적인 유추와 논리제시는 모두 내가 공부하면서 사용하는 것의 몇 천분의 1도 채 되지 않는 것이다. 나는 이런 연예인 석사에게 모욕당하기 위해 이 일을 시작하지 않았다. 내가 거짓말은 물론이고 논리가 결여된 주장, 또 무슨 대단한 이념으로 포장한 밥그릇 싸움을 꼴 보기 싫어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하는 것이다. 이 사회를 떠나기 전에, 얼마나 수준이 심각한 이들이 바보상자를 꿰차고 있는지를 한 사람에게라도 더 알리기 위해 노력할 뿐이다. 진중권 같이 자신의 이름을 한 번이라도 더 알려보려고 안달이 난 이들은 제발 좀 닥쳐줬으면 좋겠다. 막말로, 아둔한 이들을 속여 많이 "해먹었"지 않는가? PD수첩이 무죄판결 방송에서까지 국민을 모두 초등학생 수준으로 알고 사기를 친 행태, 그리고 판사가 그런 오역을 증거랍시고 채택한 현실이 드러난 지금, 그나마 입 닫고 있는 게 그의 무식을 덜 드러낼 수 있는 처신방법이며, 인격이 발전할 수 있는 길이다.

당연히 자기가 아는 범위 안에서 맞다고 믿는 번역을 했겠지.
자기만큼 해당언어에 유창하지 않아 보이는 사람들이 몰아붙이니 발끈한 마음도 들테고.
나도 많이 해본 건 아니지만 번역일이라는 게 잘해야 본전이고 하는 사람 속만 곯는 그런 작업이라는 거는 배웠다.

그치만 스스로를 "천상 인문학도"라고 표현하는 사람이 어떻게 이렇게 자신만만할 수 있을까,
내게는 그게 경이로웠다.
나야 겸손을 가장한 재수없음-_-이란 소리까지 들어봤으니
뭐 나처럼 패를 언제든 접을 준비가 되어있는 것도 학자의 바람직한 모델은 아니겠으나
자신이 알고 있는 것에 대해 이렇게까지 강한 신뢰를 가진 사람을 맞닥뜨리면... 난 좀 무섭다;;  
swan이 사실 검은 것도 있다는 거, 17세기말에 발견하기 전까지는 몰랐는데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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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옥보살 :

말의 부피

2010. 2. 4. 08:47 from 일신상의 이유
배우는 건 참 좋아하는데 (그러니까 학생을 십 수 년할 수 있었던 거겠지. ㅎㄷㄷ)
가르치는 일은 영 맞지 않는 옷을 입은 것처럼 불편하고 매력을 못 느끼겠다.
받기만 하고 베풀지 않겠다는 이기적인 심보로 해석된다면 억울하고 
굳이 냉정한 자가진단을 해보자면 역시 소심함과 책임에 대한 두려움.
나는 성장과정에서 좋은 의미로든 아니든 선생님들의 영향을 많이 받은 사람이라
내가 거꾸로 그만큼의 영향력을 행사하게 될 지도 모르는 입장에 설 만한가 스스로에게 물었을 때
대답은 노노노. 

뭐 거창하게 썼지만 한마디로 틀린 걸 알려줄까봐. ㅡ.ㅡ

일주일에 수업이라고 꼴랑 두시간인데 끝나고 나면 속이 휑하다.
말은 부피가 있다는 말 진짠가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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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옥보살 :

오글오글

2010. 1. 30. 21:04 from 일신상의 이유
엊그제는 처음으로 비디오 인터뷰라는 걸 했다. +_+
요새 잠깐 일하고 있는 출판사 홍보실에서
참여하고 있는 프로젝트에 대해 몇 가지 묻고 싶은 게 있다고 하길래
대장부처럼 흔쾌히 "물론이지!"했다가 촬영해도 되겠냐고 해서 움찔.
그냥 똑딱이 카메라 비슷한 것만 근처에 있어도 얼어붙어버리는 나같은 사람이
못 이기는 척 응한 게 더 신기하다는.
솔직히 말하면 회사가 무척 마음에 들어서 떠나기 전에 뭔가 흔적을 남기고 싶은 그런 기분이 들었던 것.
이렇게 써놓으니 동물들이 쉬해서;; 자기 구역 마크하는 그런 그림이 떠올라서 좀 그렇지만 아무튼.

그런데 아침에 양치하면서 거울을 보니 다크서클이 턱까지. 켁.
물론 마흔을 바라보는 나이도 나이지만  
나같은 올빼미가 시내로 출근한다고 새벽별 보면서 나서기를 한 3주 했더니
눈도 퀭하고 얼굴도 (뽀얀 게 아니라) 창백하고, 하여간 못 봐주겠는기라.

문제는 - 이 얘기는 언젠가 다시 나오지 않을까 싶은데 하여간 - 매우 복합적인 이유로
내가 화장하는 법을 모른다는 것.
방법을 모르니 당연히 도구도 없고
그 와중에 기왕이면 화면발 잘 받았음 하는 욕심은 들고.
해서 기차 내리자마자 역내에 있는 바디샵으로 뛰어들어가 3파운드짜리 립글로스를 하나 사 바르고 들어갔지롱. *-_-*

아, 인터뷰 내용 자체는...
홍보실에서 알아서 MTV처럼 막 조각조각 잘라 현란한 편집을 해주기만을 기도할 밖에.

역시 사람은 지가 직접 당해봐야 해.
그간 나에게 인터뷰 당해준 수많은 이들에게 다시 한 번 감사할 따름. 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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