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개그 개그 개그-_-)

분기 결산하느라고 며칠은 완전 폐인모드였다.
엊그제는 밤도 샜다.
내가 공인된 야행성이긴 하지만 막상 밤을 꼴딱 새는 건 (심지어 노는 걸로도) 절대 못하는지라
24시간이 지나도록 아직까지 회복중. 게다가 이제는 나이도 있... 쿨럭.

지난 번, 즉 1월 초도 세상은 연휴중이어서 분개했었는데 이번도.
다음은 7월 초이니 그 때는 뭐야, 여름휴가철?
나는 이미 성격이든 성향이든 다 형성된 다음에 나온 케이스라 밖에서 몇 년을 있어도 별로 변한 게 없지 싶지만  
쉬는 날 상대가 일하길 기대하면 다른 계획이 있었든 없었든 발끈하게 되는 건 달라졌다면 달라진 점.  
한국에서 치열하게 회사 다닌 생각을 하면 '어라? 유럽물 좀 먹었다 이건가?' 이러면서 자조적인 웃음마저. 허.허.허;
돌이켜 보면 회사생활이라봐야 2년도 채 안 되지만 정말 이 한 몸 바쳐 일했더랬다. 
하도 24/7 매여 있어서 얼마 있지도 않은 친구 그 때 다 떨어졌다는.ㅠ
심지어는 사표를 쓰고 나서도 인수인계라는 명목 아래 반년을 더 불려 다녔으니,
너무도 치열했기에 이 갈리는 첫사랑 같은 존재랄까. (담배 이모티콘이라도 하나 들어가야 하는 자리)
오죽하면 다음엔 어디서 무슨 일을 하든 좀 약게 굴겠노라고 스스로에게 다짐까지.
지금 내 모습을 보면 그 다짐의 효과는 별로 없었던 듯 하지만.
하여간 그런데도 당시의 내 처지는 양반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꽤 있었다는 건
아시아 사람들은 잠도 안 자고 꾸역꾸역 일만 한다는 스테레오타입이 괜히 생긴 게 아니라는 방증.

얼마 전에 애플이 협력업체에서 노동학대가 일어나고 있음을 적발하고 초비상에 걸렸다는 기사를 읽었는데
그 아래 달린 리플 중 하나가

애플     봄은언제쯤님 | 10.03.02 |
    한국으로 와라
    그럼 그딴거 전혀 신경 쓸 필요없다
    언론도 그닥 관심도 없을 뿐더러
    국민들은 노예처럼 사는게 당연한듯 운명으로 받아들이며 산다
    더더욱 쥐어짜도 군소리않고 일하는게 한국민들이다
    도리어 이런 일을 지적하는 여론에 욕을 하는것이 한국이다
    배가 불렀다는둥, 편하게만 일할려 한다는둥 노예근성의 한국민들
    노동자의 인권은 전혀없는 한국, 기업하기 좋은나라임엔 분명하다.

'노예근성'이란 단어 두드러기 나게 싫어하지만 그건 내 문제고, he's got a point. 에혀.
하여간 이번 주말에는 청소도 좀 대대적으로 하고
무엇보다 삼시 세 끼 따뜻한 음식 식탁에 앉아 먹겠다는 것이 나의 계획. 식탁에 밑줄 쫘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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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옥보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