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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11.05 웰貧 옥보살
  2. 2010.12.20 심청 현빈

웰貧 옥보살

2011. 11. 5. 07:05 from 관성의 싸이월드
아래는 3년전 싸이에 올렸던 글.



2008.12.11 14:51

지금 시간 새벽 5시.
천성이 올빼미인 이 나에게조차
요즘의 취침패턴은 매우 뷁스럽다.
그냥 해뜰 때 잠드는 차원이 아니라
어떤 때는 아침 10시에도 잤다가
어떤 때는 오후 3시[!]에도 잤다가.
덕분에 다크서클이 턱까지 아주 그냥. -.-

내가 밖에 나와 있는 시간이
지금 있는 곳을 제외하곤
한 군데서 일 년 이상 머문 적이 없어서 그런지,
아니면 어딜 가있든 이렇게 인터넷을 하면서
한 발은 언제나 한국땅을 딛고 있는 듯한 생활 때문인지,
심정적으로는 얼마 안 되는 것 같은데
그래도 그 시간들을 한 데 모으면
나름 중견유학생임이 문득 느껴졌다.
그리고 이어서 든 생각이
어디를 가있든
사전적 의미 그대로 '끼니 걱정'을 해야 하는,
(재정적으로) 바닥을 치는 시기가 한 번씩은 있어 왔다는 것.

레스터에 있을 때
수중에 돈은 없지 냉장고는 비었지 해서
열어서 절반 먹고 넣어둔 baked beans 통조림에서
검푸르게 곰팡이 핀 부분을 걷어내던 기억이 있고
(물론 이제는 자취 노하우로 이런 상황까지 만들진 않는다.
별 건 아니고...밀폐용기 애용^^)

그르노블에선 통장 오링 나서
그냥 이 참에 남들은 돈 내고 부러 들어가는
단식원에 와있다 생각하자 살고 있을 때
(덕분에 내 딴에는 나름 날렵한 몸매였던 시기 v)
당시에 일본에 있던 엄이
자기도 뻔한 사정에 그래도 나보다는 처지가 낫다며
라면 6개를 구두상자에 담아서 보내준 바람에
그 깜짝 소포를 받고 가슴이 먹먹해서
침대 모서리에 반나절을 멍하게 앉아 있었던 적도 있고.

뭐 누가 등떠밀어 나온 것도 아니고
내가 좋아서 이러고 있는 거니까
징징거리는 거는 언감생심.
게다가 별로 읽지도 않은 무협지는 또 어찌나 좋아하는지
진정한 工夫는 몸이 고생스러워야 된다는
이상한 믿음을 갖고 있는지라
사실 징징거리고 싶은 건덕지도 없다.
나는 혹시 궁상을 즐기는 사람인 걸까;;

근데 어쩌니저쩌니 해도
먹고 사는 걱정을 해야 하는 건
확실히 사람한테 바로 스트레스를 주는 일인 듯.
사람이란 동물 참 별 거 없구나
그런 '비루한' 느낌마저 들고. (먼산)

앗, 이거 웃긴 얘기 쓸려고 시작한 건데
이렇게 신파조로 흘러서
과연 유머를 끼워 넣을 수 있을 것인가......

하여간 그래서 요즘이 딱 그 '재정적 바닥'의 시기인데
(어떤 때는 잘려고 누워 있으면
그간 40년 가까이 살면서 떼먹힌 돈들이
죄다 한꺼번에 떠오르면서 아쉬워지기까지;;;;;)
그래도 나름 살림에 공력이 좀 붙은지라
먹고 싶은 걸 먹지 못하는 것 뿐
사실 굶을 정도는 아니다.
스스로 무에서 유를 창조한 식탁을 바라보며
"내가 살림이 늘었어 진짜"
이런 자뻑의 멘트도 잊지 않고 날려 주시고.

근데 한 가지 내 힘으로 어찌 안 되는 것이 바로
이렇게 쪼들릴 때면 꼭 돈 들어갈 일이 더 생긴다는 점.
가령 생일파티 갔더니
업된 우리의 주인공 초저녁부터 달리다가
결국 옆에서 오바이트를 하는 바람에
입고 있던 코트 드라이 맡겨야 하질 않나.
어제는 또 2년 전에 사서 두 번 신은 세무부츠 신고 나갔더니
앞자리 앉은 이가 바로 커피를 그 위에 쏟아버리질 않나.
성격이 ㅈㄹ맞아서 얼룩은 또 못 지나치는지라
거의 만원돈을 주고 스웨이드 클리너를 사가지고 왔다.
이 부츠 디앤샵에서 2만원 주고 산 건데.ㅉ
사실 세무도 아닐 거라고 확신하는데.ㅉ

하여간 그래서 한밤중에 이렇게 스르륵 일어나서는
부츠를 닦으면서 든 생각이
내가 행여 지금 고달프다면 그건 강만수도 강만수지만 (으드득)
문제는 내 성격이기도 하다는 것.
코트도 혹시 튀었을까 내가 그냥 찝찝해서 맡긴 거고
부츠의 경우도 누가 내 발을 그리 유심히 본다고
검은 부츠의 커피얼룩을 없애는 걸
점심 먹는 것보다 우선순위에 둔단 말인가.
그렇다고 내가 무슨 굉장히 외양에 신경쓰는 사람도 아니고,
결벽증이라고 하기엔 지금 내 방 꼴이......

콧노래를 부르며
(그나저나 요새 왜 이렇게 박효신 노래를 흥얼거리나 모르겠다)
부츠를 닦고 있자니
오래된 우스개가 떠올랐다.
50원이 생기면 (참고로 이건 내 세대도 아닌 아부지 세대 유머;)
서울대생은 공책 사고
연대 애들은 구두 닦고
고대 애들은 막걸리 마신다는.
나야 이 세 학교랑 아무 상관없지만
그냥 이 얘기가 떠올랐다.
사실 그래서 이거 쓰기 시작한 건데 얘기가 흘러흘러 여기까지.



쪼들릴 때면 돈 들어갈 일이 더 생긴다는 것은 만고의 법칙인 듯. ㅠ
물론, "Everything is cyclic."이라는 나의 못말리는 낙관주의에 M은 단칼로 "You wi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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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옥보살 :

심청 현빈

2010. 12. 20. 12:04 from
요새는 포털 가면 記事의 탈을 쓴 TV 프로그램 요약이
(심지어 화면 캡처와 함께) 실시간으로 올라오는지라
멀리 나와 있어도 유행하는 게 뭔지 정도는 간단히 알 수 있다.
그래도 그렇지 정말 사 입는 사람이 있을까...;

아울러 エキス 부분만 딱딱 섭취하다 보니까 오히려 더 열렬한 팬이 될 수도.
아, 현빈은 원래 쭈욱 사모했더랬음. *-_-*
생각난 김에 옛날에 싸이에 올렸던 글 하나.

2008.08.13 07:13



한 열흘쯤 전에
두바이 공주가 현빈 소속사를 통해서 사인을 요청했다는 기사가
신문마다 일제히 떴었다.
헤드라인도 죄다
<두바이 공주도 탐내는 현빈>
<두바이 공주는 현빈을 좋아해>
<두바이 공주 "내사랑 현빈"> 뭐 이런;;

그런데 리플들이...

"현빈 하나 희생해 석유 좀 ㅠ.ㅠ"

"막대한 에너지 자원을 위해 현빈아 니가 큰일을 치러야 한다!"

"여자는 다 똑같애 너 좋다는 사람 있을때 붙잡아.."

"그냥 보내버려.. 사신하나 딸려서... ㅋㅋ"

"현빈씨 인권은?" <-

"심청현빈 덕분에 올 겨울은 좀 따땃할듯"

"댓글만 봐서는 이미 팔려버린 현빈ㅋㅋㅋㅋㅋㅋㅋ"

"얼굴상이 예전부터 느낀거지만 두바이상이였음" <- b


심지어 결혼 찬성 누른 사람이 187명;;;

고유가의 압박은 너무도 처절하군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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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옥보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