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날

2012. 1. 2. 09:14 from 관성의 싸이월드
사실 따지고 보면 어제랑 오늘이랑 다를 게 없지만서도
사람 마음이 또 그런 게 아닌지 꼭두새벽부터 부산을 떨었더랬다.
심지어 떡국도 끓였다는. -_-)v

이 블로그에 이미 몇 번 언급했듯 나는 요리라면 영 소질이 없는데
게다가 채식주의자랑 살다 보니 같이 먹으려고 만드는 경우에는
멸치육수라든가 마법의 국시장국;이라든가 그런 걸 쓸 수가 없어서
국물음식은 정말이지 단 한 번도 내가 의도한 맛이 나와 준 적이 없다.
그래서 오늘은 회심의 카드로 들깻가루를.
이번에 한국 들어갔을 때 손수 공수해왔다는. ㅠ
그랬더니 비주얼은 완전 무슨 사골국물에 끓인 종갓집 떡국 같더군.
맛은... 여전히 뭔가 부족한데 그게 뭔지 모르겠...

그렇게 한 그릇 뚝딱 먹고 났더니 갑자기 졸음이 들소떼처럼 몰려와서 늘어지게 자고 일어남.
딱히 아침형 인간 이런 게 신년계획이었다거나 그런 건 아니지만 (언감생심!)
그래도 나름 의욕적으로 부지런을 떨다가 불과 몇 시간만에 원상복귀하니까 뭔가 좀 허무하기까지.
일어나라고 깨우는 스리에게
"원래 설날에는 아침에 떡국에 반주 곁들여 먹고 나서 다들 흩어져서 낮잠 자는 게 전통이야"라고 
그 비몽사몽 와중에도 태연하게 갖다 붙이고 있더군, 나란 사람은.
그러나 진짜야. 

첫날이 그렇게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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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옥보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