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하는 날

2011. 3. 7. 09:08 from 관성의 싸이월드
이건 신변잡기.
난 미용실에서 커트가 맘에 안 들게 나왔다고 모녀가 같이 울면서 나가는 것도 본 적 있는데;
뭐 그렇게 눈물이나 고함으로 드라마틱하게 표현을 안 해서 그렇지
남자들도 머리에 상당히 민감하더라.
멀리 하루키까지 갈 것도 없이 남동생도 그렇고 대학 때 남자 동기들도 그렇고.
스리의 경우 학교 다닐 때는 나 갈 때 따라나서 뉴몰든에서 머리를 자르다가
이제 그러기엔 시간상으로도 비용상으로도 좀 애매한 거리의 마을에 정착을 한 바람에,
게다가 아티스트라고 추종해 마지 않던 그 남자 디자이너분이
갑자기 한 마디 말도 없이 다 접고 한국 가버리신 충격의 여파로-_-
한동안 방황하며 읍내의 우리로 치면 블루클럽 같은 체인을 전전.
그러나 한인 미용실 다니다가 다른 데 가기 어렵지 사실. (또 하나의 한류, 훗;) 
결국은 아무 불평 안 할 테니 그냥 집에서 내가 잘라주면 안 되겠냐고.

사실 밖에 나와 있으면 이런 손재주 필요한 서비스업쪽은
가격도 가격이지만 솜씨가 맘에 안 든다고 자체 해결하는 케이스 많이 봤더랬다. 
아울러 프랑스에 있을 때는 이발병으로 복무했던 애가 있어서
전교내 한국 남자들은 전부 걔한테 머리를 맡겼고
그러면 걔가 알아서 연장자는 상병머리 좀 어리면 일병머리 이렇게. ㅋㅋㅋ

아무튼 나는 손사래치며 언감생심 시도할 생각도 안 했더랬다.
일단 내가 미적감각이나 섬세한 손놀림 이런 게 필요한 일에는 아주 젬병이라.
이번에 집에 갈 때 그럼 "an investment for life" 셈치고
아마추어 코스 같은 거 듣고 올 생각은 없냐고까지 진지하게 부탁해왔지만
막상 가면 그런 거 하게 되나.ㅉ

그러다 결국 2월 초에 유튜브 클립 몇 개 보고;; 감행, 
결과물이 봐 줄 만해서 스스로 깜놀.
그리고 어제까지 도합 세 번의 시도를 했는데
아직 흉내는 내면서도 왜 그렇게 해야 하는지 원리는 이해를 못한 상태라
그 때 그 때 편차가 심하다는 문제가 있긴 하지만-_-
어제 같은 경우는 뭔가 감이 잡히는 듯도 하고 무엇보다 마치고 나니 아주 말쑥해서 자신감 충만.
유튜브 만만세. \(´ ∇`)ノ

아래는 참고한 클립 중 가장 도움을 많이 받은 것.
강수지 분위기의 이 아주머님은 이거 말고도 뷰티 노하우 비디오가 잔뜩. (어느덧 팬이 되었;;)


짤방은 DIY 헤어컷의 진리.
(그러나 사실 영화는 못 봤음. 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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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옥보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