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gyounge님이 올린 것을 RT. 점심시간 강남역 일대.
참고로 침수 현황에 대한 보다 빠르고 광범위한 공유를 위해 Daum 아고라에서 네티즌들이 함께 만든 구글맵도 링크. 


폭우 뉴스에 안절부절 중이다.
그렇잖아도 한국시간으로 어제 아침이었나 그제 저녁이었나 조카랑 스카이프로 채팅을 하는데
뒤로 보이는 통유리창으로 헐리우드 영화같은 번개가 치길래 심상치 않다고는 생각했지만
트위터에 실시간으로 올라오는 사진들을 보니 이건 뭐 무시무시하다고 밖에는. 

그리고 이럴 때 '아, 내가 다른 문화권에 나와 있구나' 갑자기 실감하게 됨. 
작년 1월에 여기 유례없는 폭설이 내렸을 때
물론 그 정도 규모의 눈을 본 적이 없어서 대비가 잘 안 되어 있던 것도 있지만
뉴스 리포터가 아예 눈길에 넘어져 병원에 실려온 사람들 쫘악 비춰 주면서
"외출하기 전에 정말 나가야만 하는가 다시 한 번 생각하세요.
안 그러면 여러분도 이들 중에 한 명이 될 수 있습니다." 해서 헐(-_-;) 했더랬다.
나 역시 시내의 모 출판사에 첫 출근하기로 한 날이었는데
"눈 많이 와서 버스가 안 다니니 못 가겠다 배째라" 한 마디로 reschedule이 가능했고.

그 즈음에 한국도 폭설로 난리였던 걸로 기억하는데
당시 딴지에 올라왔던 중 이런 부분이.

사람들이 다들 통화하면서 줄 서고, 통화하면서 뛰어다닌다.

"과장님 제가 지금 상황이 좀..."
"차장님 지금 열차가..."
"부장님 제가 10시는 넘어야..."
"팀장님 제가 오전중에는 도착하기가..."

다들 울상을 지으며 짜증과 애원 섞인 목소리로 전화에 호소한다.

"나 좀 늦는다."

...아저씨 혹시 부장님?;;
이런 존나폭설에도 부장님은 돼야 안심할 수 있는 더러운 세상.

눈이 비로 바뀌었을 뿐.
자고로 모든 개근상 뒤에는
죽어도 학교 가서 죽으라고 야단치는 엄마가 있다는 우스갯소릴 들은 적이 있는데
이런 Korean work ethics은 도대체 어디까지 거슬러 올라가는지 궁금.   

모쪼록 큰 피해없이 지나가기를.


p.s.
그리고 이 와중에,
웃을 사안이 아닌 거 알지만,
그래서 "디자인 서울 베네치아 따라잡기"라는 트윗 봤을 때까지만 해도 꾹 참았는데,
"오세이돈"이랑 "무상급수"에 가서는 어쩔 수 없이 빵터지고야 말았음.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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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옥보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