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글오글

2010. 1. 30. 21:04 from 일신상의 이유
엊그제는 처음으로 비디오 인터뷰라는 걸 했다. +_+
요새 잠깐 일하고 있는 출판사 홍보실에서
참여하고 있는 프로젝트에 대해 몇 가지 묻고 싶은 게 있다고 하길래
대장부처럼 흔쾌히 "물론이지!"했다가 촬영해도 되겠냐고 해서 움찔.
그냥 똑딱이 카메라 비슷한 것만 근처에 있어도 얼어붙어버리는 나같은 사람이
못 이기는 척 응한 게 더 신기하다는.
솔직히 말하면 회사가 무척 마음에 들어서 떠나기 전에 뭔가 흔적을 남기고 싶은 그런 기분이 들었던 것.
이렇게 써놓으니 동물들이 쉬해서;; 자기 구역 마크하는 그런 그림이 떠올라서 좀 그렇지만 아무튼.

그런데 아침에 양치하면서 거울을 보니 다크서클이 턱까지. 켁.
물론 마흔을 바라보는 나이도 나이지만  
나같은 올빼미가 시내로 출근한다고 새벽별 보면서 나서기를 한 3주 했더니
눈도 퀭하고 얼굴도 (뽀얀 게 아니라) 창백하고, 하여간 못 봐주겠는기라.

문제는 - 이 얘기는 언젠가 다시 나오지 않을까 싶은데 하여간 - 매우 복합적인 이유로
내가 화장하는 법을 모른다는 것.
방법을 모르니 당연히 도구도 없고
그 와중에 기왕이면 화면발 잘 받았음 하는 욕심은 들고.
해서 기차 내리자마자 역내에 있는 바디샵으로 뛰어들어가 3파운드짜리 립글로스를 하나 사 바르고 들어갔지롱. *-_-*

아, 인터뷰 내용 자체는...
홍보실에서 알아서 MTV처럼 막 조각조각 잘라 현란한 편집을 해주기만을 기도할 밖에.

역시 사람은 지가 직접 당해봐야 해.
그간 나에게 인터뷰 당해준 수많은 이들에게 다시 한 번 감사할 따름. 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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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옥보살 :